초등 4학년이 될 때까지 과외를 받거나 학원을 다닌 적은 없습니다. 소위 말하는 ‘영재’라는 표현도 저와는 무관했죠. 학교 성적이 그다지 높은 편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런 제가 답답해 보였는지 아버지가 말하기 영어와 논술식 노트필기 공부방법을 권유하더군요.
영어는 주로 말하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고학년이 되어서 그것이 360가지 불규칙 동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노래로 율동으로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후 체계적으로 익힌 영문법과 독해도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영어로 수학을 배우고, 수학을 영어로 배웠던 것이 특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수학은 노트필기하면서 문제의 풀이과정을 서술해나가니 당연히 원리와 개념이 잡히면서 머릿속에 수학 전체에 대한 지도가 그려지듯 정리되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스스로 노트필기하면서 공부하니 내가 수학 참고서의 저자가 된 듯 수학 과목에 대한 재미도 높아지고, 특히 성취감이 아주 커지더군요. 이때부터 공부에 대한 자세가 잡히고 자신감이 급격히 켜졌던 것 같습니다. 그때 필기했던 노트들은 지금도 저의 소중한 보물입니다.
미국 대학의 공부 방법은 대부분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유형이기 때문에 평상시 자유로운 토론과 생각 정리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제 친구 중에도 한국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지만 말하기 영어가 자유롭지 않아서 공부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때 저는 초등학생 시절에 익혀 놓았던 불규칙 동사가 아주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자면서도 입에서 술술 나올 만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말을 한마디 하더라도 완성된 문장으로 표현을 정확하게 하니 외국에서 온 사람이라는 시각이 오히려 놀라움으로 바뀌었습니다. 교수님들도 저의 정확한 표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로 인해 쉽게 인정받았던 유리함도 있었습니다.
이런 말하기 영어의 장점과 논술식 노트필기 특수비법으로 훈련받은 서술 실력이 더해져서 성공적으로 유학 과정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죠.
제게는 인생 일대의 중요한 시점에 초등학생 시절에 익힌 방법이 큰 역할을 더해 미국 대학에서도 인정받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기 영어와 노트필기식 서술형 수학은 과목 공부의 문제가 아니라 공부 그 자체의 원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공하는 인생을 만들어주는 밑거름이라고 확신합니다.